2003년 시즌이 끝난 후 앤디페팃과 로져클레멘스가 휴스턴으로 팀을 옮겼다. 그리고 커트실링은 보스턴레드싹스로 옮겨갔다. 그리고 케빈브라운 또한 다져스에서 뉴욕양키스로 옮겨갔다. 이처럼 선발 투수들이 대거 팀을 옮겼고 그 해 최대 화두는 과연 메이져리그 최고의 선발을 보유한 팀은 어느 팀인가였다. 후보는 영건 3인방으로 불리는 팀헛슨-마크멀더-베지토가 있는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실링과 페드로 마르티네스 그리고 데릭로가 있는 보스턴레드싹스, 케빈브라운-무시나-바스케스의 양키스, 그리고 로이오스왈트-페팃-클레멘스-웨이드 밀러의 휴스턴 애스트로스, 우드-프라이어-잠브라노-클레멘트가 있었던 컵스까지 포함해서 5팀이었다. 5팀은 시즌 시작하기 전에 누구도 쉽게 손을 들 수 없을 정도로 최고의 선발을 보유한 팀이었다. 그리고 올해 클리프리가 필리스로 갔고, 그레인키가 밀워키로 팀을 옮기면서 또 엄청난 선발을 보유한 팀들이 생겨났다. 나는 2003년 오프시즌을 회상하며 선발들로만 순위를 한번 매겨보고자 한다. 아쉽게도 아메리칸 리그 팀들은 선정하지 못했다. 내셔날리그 팀들이 올해는 선발로만 봤을 때는 아메리칸 리그에 비해 너무 압도적이다. 

5위 애틀란타 브레이브스



 애틀란타의 경우 5위로 선정하기에는 약간 애매하지 않나 싶긴 하다. 왜냐하면 선발 5명 중 5번째 자리가 아직 확실하게 정해진게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팀헛슨을 제외한 나머지는 하나씩 빠지는 선발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5위로 선정한 데는 전제가 있다. 토미핸슨이 좀 더 성장한다는 전제와 저젼스가 제 상태로 돌아온다는 것이다. 만약 이 두 가지가 동시에 이루어진다면 애틀란타는 헛슨-저젼스-핸슨 이라는 상당히 경쟁력을 갖춘 선발진을 꾸릴 수 있고 그렇게 된다면 2년 연속 디비젼시리즈 진출까지도 바라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핸슨이 더 이상 성장하지 못한다면? 저젼스가 내년에도 올해와 같이 부상을 앓는다면? 그럼 애틀란타 선발은 답이 없을 것이다. 2선발자리가 데릭로우가 들어가기 때문이다. 두 가지 전제가 필요하지만 그래도 에이스 오브 에이스 팀헛슨이라는 존재감만이라도 애틀란타를 5위에 올려놓기 충분할 것이다.

4위 밀워키 브루어스






 클리프리가 필리스와 FA계약을 맺은 뒤 며칠 지나지 않아 블록버스터급 트레이드가 이루어졌다. 지난 시즌 사이영 수상자이자 로열스의 외로운 에이스인 잭 그레인키는 팀에 트레이드를 요청했고 텍사스와 딜이 이루어질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하게 밀워키가 그레인키를 낚아챘고 밀워키는 그레인키-가야도-마컴이라는 아주 좋은 선발진을 완성시켰고 4선발 자리에 랜디울프를 배치하면서 밀워키는 디비젼챔프 뿐만 아니라 리그챔피언 또는 월드시리즈까지 도전할 수 있는 팀이 됐다. 사람들은 필더와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내년이 밀워키가 올인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서 그레인키딜을 너무 퍼주고 올인했다는 평가를 많이 내렸는데 내 생각은 그렇지 않다. 필더가 나간다고 하더라도 라이언 브라운이 15년까지 합리적인 가격으로 묶여 있다. 또한 코리하트, 맥기히, 윅스 정도로 타선을 꾸려나간다고 해도 충분히 내셔날리그 중부지구에서 경쟁력 있는 타력 또한 갖추게 된다. 그렇다면 향후 몇 년 동안 꾸준히 디비젼챔프를 노릴 수 있다. 이것은 필더 때문에 올인한 것이 아니라 그레인키 같은 에이스가 오랜만에 시장에 나왔기에 잘 낚아챈 것이라고 볼 수 도 있을 것이다. 가야도-마컴-랜디 울프였으면 밋밋했을 선발진이 그레인키를 추가해서 엄청난 선발진이 된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3위 LA 다져스





 클레인트 커쇼가 많이 성장했다. 빌링슬리도 솔리드하다. 테드릴리는 꾸준하다. 구로다도 다시 잡았다. 이 정도로도 분명히 좋은 선발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여기에 존갈랜드를 추가했다. 다져스는 밀워키나 애틀란타에 비해 단점도 명백하며 장점 또한 그렇다. 단점은 1선발 무게감에도 조금 딸린다는 점이며, 장점은 1선발부터 5선발까지 아무 문제없이 배치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애틀란타의 경우 다섯 번째 선발이 누구로 결정될지 모르는 일이며, 밀워키 역시 매니파라가 맡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 또한 많이 불안한다. 그런데 다져스는 5명 모두 구멍이 없다. 단지 한 가지 걸리는 점은 1선발 빌링슬리가 작년 생각보다 못해줬다는 점이다. 2009년 후반기부터 이어진 부진이 올해 상반기까지 이어졌던 부분이고 빌링슬리는 후반기 완벽하게 부활했다. 내년에 빌링슬리는 다져스 선발진을 아주 잘 이끌 것이다. 1선발부터 5선발까지 단 한 명의 이탈없이 로테이션이 제대로 돌아갔던 팀이 2001년 시애틀이 거의 유일했는데 2010년 다져스에게 그것을 한 번 더 재현하길 기대해본다. 가능하리라 믿는다. 


2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2010년 월드시리즈 우승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선발진을 2위에 선정했다. 2008년 2009년 2년 연속 사이영상을 수상했던 팀린스컴과 언제나 꾸준한 멧케인이 건재하다면 누구를 조합한다 하더라도 아주 좋은 선발진이 될 것이다. 하지만 둘만으로 최고는 될 수 없다. 바로 조나단 산체스와 범가너가 추가됐기 때문에 그들을 최고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베리지토가 돈을 너무 많이 먹어서 문제긴 하지만 돈 생각하지 말고 그를 4선발이나 5선발이라고 생각하면 지난 2년간 괜찮은 활약을 펼쳐왔다.(물론 돈이 너무 많이 지출되서 문제긴 문제다.) 그리고 지토는 언제나 꾸준히 로테이션을 지킬 수 있는 강점이 있다.[각주:1] 팀린스컴 - 맷 케인 - 조나단 산체스 - 베리지토 - 메디슨 범가너 아주 완벽한 선발이다. 1위로 선정한 팀은 단지 한 해 최고가 아닌 역대 최고를 향해 달리는 팀이기에 자이언츠는 어쩔 수 없이 2위에 만족해야겠다.


1위 필라델피아 필리스 





 얼마 전 FA 최대어 클리프 리가 필리스와 계약했다는 오피셜이 발표됐다. 계약 내용은 5년 120M이었다. 6년째 옵션이 붙어 있는 계약이다. 양키스와 텍사스 두 팀 중 클리프리가 저울질하고 있다는 것이 지배적인 의견이었는데 갑자기 필리스가 낚아채가서 모든 사람들이 깜짝 놀랐다.[각주:2] 리가 필리스로 가서 탄생된 메머드급 선발진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놀랐을 것이다. 필리스는 작년 오프시즌 리를 시애틀로 보내고 현존하는 최고의 에이스 로이할러데이를 팀 로테이션에 합류시켰다. 그리고 트레이드 데드라인 이전 휴스턴의 에이스이자 내셔날리그를 대표하는 에이스 로이오스왈트를 추가시켰다. 그리고 기존의 필리스의 좌완에이스 콜하멜스와 함께 메이져리그 최고의 선발진을 완성시켰다. 할러데이-오스왈트-하멜스 셋만으로도 최고라고 할 수 있는 것이기에 클리프 리를 추가시킴으로써 역사상 최고의 한 발 다가섰다. 게임도 아니고 어떻게 이런 로테이션이 현실에서 가능한 지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사기다. 매덕스 - 글래빈 - 스몰츠 - 니글 - 밀우드의 역대 최고라고 할 수 있는 애틀란타 선발과 비교를 할 정도이니 필리스 선발이 얼마나 대단한지 느껴질 것이다. 그래도 이 완벽하고도 완벽한 필리스 선발의 단점을 하나 말하자면 5번째 선발이 마땅히 없다는 것인데 5선발이 뭐가 필요하겠는가. 아무나 집어넣어도 4승1패 로테이션인데, 나는 빨리 시즌이 시작했으면 좋겠다. 4명의 20승 투수가 한 팀에서 탄생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한번 생각해 본다.

  1. 베리지토는 데뷔이후 부상을 당한적이 없다. [본문으로]
  2. 양키스 : 6년 132M, 7년째 16m 옵션 포함, 148M텍사스 : 6년 138M, 7년째 23m 옵션 포함, 161M [본문으로]
by 운영의유희 2011. 6. 7. 2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