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가 자신의 계약과 이대호의 연봉조정에 관해서 입을 열었다. 크게 보면 두 가지의 큰 주제를 가지고 자신의 이야기를 펼치고 있다. 한 가지는 자신이 다년계약을 거절하고 단기 계약을 맺은 일이고, 다른 하나는 이대호의 연봉조정과 관련된 일이다. 두 가지는 첫 번째 문제에 관해서 나는 관심이 생긴다. 추신수가 거절한 일이 어떤 점을 상징하고 있는지 한번 살펴보겠다.


<추신수 스탯>

 추신수는 많은 사람들이 알다 시피 시애틀에서 자리를 잡지 못해 2006년 인디언스로 트레이드 돼서 왔다. 당시 트레이드 상대는 벤 브로사드라는 좌타자였는데 당시 뽀록성 짙게 조금 잘하고 있었다. 시애틀은 당시 5할정도의 승률로 지구우승을 노려볼 수 도 있을 것만 같았다. 당시 킹-워시번-길매시-모이어로 이어지는 선발은 특출난 에이스는 없었지만 손 볼 필요 없다고 판단[각주:1], 섹슨과 이바네즈, 그리고 벨트레를 받쳐줄 지명타자가 필요했기에 인디언스로부터 브로사드를 데려왔다. 하지만 그 후 시애틀은 모든 선수들이 부진했으며 결국 시즌이 끝났을때는 아메리칸 리그 서부지구 최하위를 기록했다. 추신수와 트레이드 됐던 브로사드는 시애틀 이적 후 .709의 OPS를 기록했는데 이는 시애틀의 지명타자 칼에버렛 보다 단 5푼이 높은 수치이다. 결국 시애틀은 지명타자 슬롯의 OPS 5푼을 높이기 위해 추신수를 버린 것이다. 브로사드는 2008년을 끝으로 음악인의 길을 걷고 있다.[각주:2]

 이렇게 추신수는 수 많은 역작을 만들어 낸, 바바시라는 인간덕에 인디언스로 트레이드 됬고 이 후, 바로 인디언스에서 자리를 잡게 된다. 그리고 현재는 팀내 타격리더로 자리잡았다. 추신수가 트레이드 됐을 당시에는 인디언스가 약한 팀이 아니었다. 2005년에는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 2위였으며, 2006년에도 이상하게 운이 없어서 5할 승률을 기록 못했을 뿐, 전력 자체는 약한 팀이 아니었다. 2007년에는 사실상 아메리칸리그에서 가장 전력이 강하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의 팀이었다. 이 는 오랜기간에 걸쳐 시행된 샤피로 인디언스 단장의 리빌딩 결과물이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단 3년만에 끝나버리고 다시 머나먼 리빌딩으로 들어가 버린다.

 추신수와 인디언스에 관한 이야기는 여기까지만 하고(사실 인디언스라는 팀에 대해서는 할 얘기가 많지만 여기까지 하겠다. 추신수 얘기를 해야되기 때문에) 다시 추신수 계약에 관한 걸로 돌아가자면 추신수는 5년 장기계약을 거절하고 1년 단기계약을 맺었다. 5년계약은 연봉조정 기간 3년과 FA기간 2년을 합친 액수로서, 현재 추신수에게 괜찮은 계약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추신수가 보라스와 상담하고 이 계약을 거절하고 1년 397만달러 계약을 맺었는데 이 는 보라스의 입김이 많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추신수와 비슷한 성적을 찍은 외야수인 크로포드와 워쓰가 1억달러 잭팟을 터뜨렸는데 추신수에게 첫 번째 FA를 포기하라고 조언하기에는 너무 아까웠을 것이다. 추신수가 FA를 맞이하는 시기가 30살인데 이는 프로젝트상 전성기를 맞이하는 나이다. 동양인은 신체 때문에 양키들 보다 전성기가 조금 일찍 찾아 오고 일찍 노쇠화 한다는게 정설인데 이를 대입해 보면 추신수는 최고의 전성기 시점에 FA를 맞이할 수 있다. 올해 FA시장이 다시 미쳐서 워쓰와 크로포드가 생각보다 많은 금액과 긴 기간에 장기계약을 맺었지만 추신수가 시장에 나왔을때도 시장이 급변하지 않는 이상 그러지 말라는 법이 없다. 그리고 추신수가 FA 시장에 나왔을 때 추신수는 아마도 외야수중 FA최대어가 될 것이다. 물론 이는 추신수가 지금 성적을 유지한다는 가정이 깔려야 한다. 결국 추신수는 지금 당장의 돈 보다는 FA가 됐을때의 잭팟을 노리는 점이 더 낫다는 판단하에 장기계약을 거절 했으리라 추측해본다.

 추신수가 뉴스에서 팀의 리빌딩 방향을 보고 장기계약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했다. 약팀 내 에이스나, 타격리더들이 가끔씩 이런 발언을 할 때가 있다. 즉 추신수가 팀에 무언가를 요구 할 수 있는 위치의 선수가 됐다는 점을 의미한다. 마이크 로웰이 말린스에 있을 때 결기장 설립을 계약서에 집어넣은 점이나, 에이로드가 텍사스에 있을 때 에이스를 공개적으로 요구했던 과거 사례가 있다. (로웰이나, 에이로드나 팀내 타격리더였다.) 즉, 추신수는 현재 인디언스에서 독보적인 위치에 있는 것을 의미한다. 팀을 리그 챔피언쉽 까지 올려놓았던 해프너와 씨씨, 그리고 빅터는 팀을 떠났다. 그리고 카모나와 사이즈모어는 더 이상 그때의 그 들이 아니다. 인디언스라는 팀은 미래가 없다. 추신수 마저 떠나면 시애틀과 다름 없는 팀이 되버린다.

 인디언스 입장에서 본다면 현재 팀은 미래가 없다. 그렇기에 추신수의 장기계약을 더욱 간절히 바랬을 것이다. 추신수를 중심으로 리빌딩을 할 수도 있으며, 그게 여의치 않으면, 추신수를 트레이드 해서 유망주들을 구하면 된다.

 아무튼 추신수와 보라스는 올해 FA시장을 보고 3년 후, FA가 되는 것을 포기하기 어려웠을 것이기에 연장계약을 거절 했을 것이다. 이것에 대한 답은 3년 후, 추신수가 FA가 됬을 때 나올 것이다. 그리고 추신수가 인디언스라는 팀의 변화를 원했기에, ‘장기계약을 거절했을 것이다.’에 대한 대답은 2년안에 나온다. 샤피로도 인디언스를 변화 시키고 싶어하고, 인디언스 팬들이 원하고 있다.

 

  1. 킹이 각성전이었다. [본문으로]
  2. 시애틀로서도 사실 대책이 없었다. 추신수가 중견수를 맡을 수 있는 능력이 없었고, 이치로는 중견수로 갈 생각이 없었으니, 둘 중 하나는 팀을 떠나야 했다. 하지만 팀의 상징인 이치로가 떠난 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결국 추신수가 팀을 떠났는데, 안타깝게도 추신수가 팀을 떠난 후, 이치로는 중견수로 포지션 이동했다. [본문으로]
by 운영의유희 2011. 6. 7. 22: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