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이 시기가 되면 MVP와 사이영상을 누가 가져갈지는 언제나 이슈가 된다. 올해도 역시나 마찬가지다. AL 사이영을 씨씨가 받아야 하는가 아니면 더킹이 받아야 하는가, 그리고 NL  사이영은 할러데이의 것인가 아니면 웨인롸잇의 것인가 하는 등의 문제 말이다. 그리고 그 문제들은 야구팬들의 흥미로운 토론주제이자 또다른 재미이기도 하다. 그리고 수상사가 발표나는 시점에서 한 번 더 끓어 오른다. 무엇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지에 대한 생각은 모두가 다를 것이다. 그렇기에 기자들의 MVP, 사이영상 투표는 언제나 야구팬들에게 100% 만족을 주지는 못한다. 사실 이것은 가치관의 차이가 아니라, 낡아빠진 관습을 아직까지도 스스로의 특권 의식으로 바꾸지 못하는 기자들의 문제라고 나는 생각한다. 시대가 변함에 따라 예전에는 절대적이었던 것들이 무너지고 새로운 것들이 인정받기 시작하는데 도무지 기자들은 아직까지도 19세기에 살아가는 것처럼 바뀌지 않고 있다. 그나마 2009년 사이영 투표 때문에 조금 바꿨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답답한것은 어쩔 수 없다. 그럼 낡아빠진 투표 의식이 가져온 MVP와 사이영상 잘못된 선정을 몇가지만 짚어 보겠다.

1. 2002년 AL MVP

   G HR  RBI  BA  OPS 
미구엘 테하다  162  34  131  .304 .861 
알렉스 로드리게스  162   57  142  .300  1.015


 항상 잘못된 투표 결과를 얘기하다보면 나오는 것이 바로 2002년 아메리칸리그 MVP 투표이다. 미구엘 테하다가 에이로드보다 뛰어났던 점은 팀이 플레이오프에 진출을 했다는 점이다. 그것도 에이로드의 소속팀 텍사스레인져스보다 더 압도적인 승률로 진출했다. MVP투표는 전통적으로 사이영상과 다르게 팀 성적이 많은 영향을 끼친다. MVP에서 바로 V 때문이다. 가치를 논함에 있어서 팀을 플레이오프에 진출 시켰다는 점은 분명 높게 평가 받을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은 개인성적에서 두사람 처럼 압도적인 차이가 났을 경우에는 결코 해당이 되지 않는다. 만약 에이로드가 지명타자였다면 어느정도 수긍은 갔을 것이다. 필드에서 플레이 하고 안하고의 차이는 분명 구별을 해야할 필요성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테하다와 에이로드는 둘다 유격수였다. 포수 다음으로 많은 수비능력을 요구하는 포지션에서 뛴 두사람은 다른 필드플레이어보다 플러스 점수를 받아야 겠지만 그 대상이 서로라면 이것은 별 필요가 없다. 난 테하다가 MVP를 받은 이유를 다른곳에서 찾고 싶다. 2002년 오클랜드가 미친듯이 연승을 달릴때 그 누구보다 언론에 노출이 많이 되었으며 어메이징한 연승기록에 테하다가 많은 몫을 해냈다. 그 덕에 테하다는 기자들에 어필을 할 수 있었으며 그 덕에 MVP를 가져간 것이라고 생각된다. 하지만 이것은 분명 잘못된 수상이다. 어느 기록으로 보나 에이로드가 테하다를 압도한다. 그리고 그 해 최고의 타자라는것에는 동의를 못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지만 그 해 최고의 선수는 확실하다. 왜냐하면 그는 유격수였기 때문이다.[각주:1] 난 2002년 아메리칸리그 MVP 결과를 두고 '그냥 기자들이 단체로 미쳤다'고 표현하고 싶다. 그러고보니 약쟁이들의 MVP 대결이었다는점도 주목해볼만 하다.

2. 2004년 NL 사이영상
   G IP  ERA  WHIP 
 로져클레멘스  33  18 214.1 2.98  1.15  218
 랜디존슨  35  16 14 245.2 2.60  0.9  290 

 
 2007년을 끝으로 더 이상 던지는 모습을 볼 수 없는 로져클레멘스와 작년 300승을 끝으로 명예롭게 은퇴한 랜디존슨의 2004년 NL 사이영상 투표도 2002년 테하다와 에이로드의 MVP 대결과 마찬가지로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는 논쟁거리중의 하나이다. 당시에는 HOF를 예약한 두 선수의 마지막 불꽃대결이라는 점에서 참 멋있는 대결이었지만 지금은 약쟁이에게 사이영상을 강탈당한 랜디만 불쌍할 따름이다. 그리고 클레멘스의 경우에는 21세기에 가져간 사이영상 2개 모두 논쟁의 중심에 있다. 
 사이영상 투표에 있어서 전통적으로 우선시 되는 부분이 다승과 승률이다. 20승을 달성했는지 여부[각주:2]와 승률이 아름다운지 여부이다. 일단 두 선수 모두 20승을 달성하지 못했다. 하지만 클레멘스는 승률이 너무나 아름다웠다. 8할이 넘는승률은 참 보기 좋지 않은가, 그런데 클레멘스는 승률빼고 랜디보다 잘한 것이 없다. 2003년 등부상으로 이제 끝난 것이 아닌가 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도 있었지만 그것을 한방에 잠재워버린 랜디존슨의 눈부신 피칭, 그리고 퍼펙트는 절정이었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탓하려면 2004년 최악의 팀 애리조나 디백스에 속한 랜디존슨 자신을 탓할 수 밖에...
 올해 아메리칸리그 킹펠릭스가 랜디와 유사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킹은 랜디보다 더 열악한 상황이다. 왜냐하면 씨씨는승률도 아름답고 게다가 20승또한 달성했다. 과연 2004년의 재판이 될것인가 아니면 기자들의 인식이 바꿨는가는 우리가 관심가져야 할 부분이다. 

3. 2001년 AL MVP

   G  H  HR  R  RBI SB  BA  OPS 
 스즈키 이치로   157  242  127  69  56  .350  .838
 제이슨 지암비  154  178  38  109  120  .342 1.137 


 이치로의 위대한 MLB도전이라고 불리는 이치로의 MLB 데뷔시즌이다. 시애틀로서는 사실 2001년 시작 전만 하더라도 그다지 전망이 밝지 않았다. 팀 타선중 두명의 거성인 켄그리피쥬니어와 에이로드가 떠났고 믿을 타자라고는 에드가마르티네즈 정도였다. 그런데 이 전망 밝지 않은 팀이 116승이나 해버렸다. 116승 버프덕에 이치로는 신인왕과 MVP를 동시에 차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는 합당한 수상이라고 볼 수 없다. 시애틀이 116승을 하는 동안 제이슨지암비의 소속팀 오클랜드는 102승
이나 해버렸다. 102승이라는 수치는 중부지구 1위 인디언스와 동부지구 1위 양키스보다 더 많은 승리였다.
그리고 시애틀이 116승이나 할 수 있었던 것은 이치로를 비롯한 브렛분, 에드가마르티네즈등의 타선뿐이 아니라 투수력이  훨씬 크다. 5인 로테이션이 제대로 돌아갔으며  3명의 선발이 200이닝, 3점대 방어율을 기록했다. 사사키,아서로즈,제프넬슨의 불펜은 옵션이다. 이치로는 2001년 필요 이상의 명예를 가져갔다. 116승이라는 수치에 가려 제대로된 평가를 하지 못한 기자들의 탓이다. 

4. 1995년 AL MVP

   G HR  RBI  BA  OPS 
 모본  140 39  126  .300  .963 
 알버트 벨  143 50  126 .317  .1091 

 15년 전 MVP까지 꺼낼 일은 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결국 모본과 알버트벨까지 나와버렸다. 이름 지우고 딱 보면 당연히 밑에 선수가 MVP를 수상했어야 정상인데 안타깝게도 위의 선수가 MVP를 가져갔다. 그런데 그 수상자가 모본과 알버트벨이라면 아 그렇구나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지금은 먹튀의 상징인 두 선수지만 95년도에는 최고의 타자 중 하나였다.모본의 경우에는 특히나 빨간 양말 클럽하우스의 리더이다 타선의 리더로서 매우 사랑받는 선수였으며 에인졀스로 FA 가고 나서도 파울타구를 잡으려다가 부상당하기 전까지는 뭐 그냥 괜찮은 선수였다. 알버트벨은 성질이 참 엿같았지만 그의 타격의 능력만큼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선수였다. 이 둘의 MVP 결과에는 솔직히 할 말이 없다. 그냥 기자와 관계가 엿같았던 알버트벨을 탓할 수밖에...
  1. 에이로드가 타격에서 푸욜스나 매니라미레즈에게 뒤쳐지지만 그가 항상 푸욜스와 동일선상에 놓을 수 있었던 이유중의 하나는 그가 유격수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에이로드가 베이비루쓰를 뛰어넘을 타자가 되리라고 예상했던 이유도 그가 유격수였기 때문이다. [본문으로]
  2. 에릭가니에가 2003년 마무리투수로서 제이슨슈밋과 마크프라이어를 제치고 사이영상을 수상했는데 만약 둘중 한 명이 20승에 성공했다면 판도가 달라졌을 것이라는 게 대분분의 예상이다. 유일한 20승 투수 러스오티즈는 방어율이 3.8이었다. [본문으로]
by 운영의유희 2011. 6. 7. 22:05